필리핀 현지 마트에는 어떤 물건들이 있을까?
수입품으로 가득한 필리핀 세부의 현지 마트
아무래도 필리핀 자체 제작 브랜드가 많은 편이 아니다 보니보통 생필품 등은 미국, 태국 등지의 브랜드를 현지에서 생산하거나 수입해 오는 제품들이 많다.
한국에 비해 한 상품군에 가짓수가 많지 않다고 해야 할까? 그런데 따져보고 고른 제품들은 의외로 퀄리티가 나쁘지 않다.
여기에서 생산이 된 제품들이 아무래도 필리핀의 기후와 수질, 날씨 등에 맞춰서 나오다 보니 굳이 한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예를 들어, 한국산 샴푸는 다양한 모발과 두피 형태에 맞춰 여러 가지 타입으로 나오지만 필리핀에서 판매하는 샴푸는 이 나라의 날씨와 수질에 맞춰 출시하는 타입이다. 한국산 샴푸를 여기 석회 물에 감으면
뭔가 시원한 느낌이 없고 머리가 억지로(?) 부드러워지는 느낌이라면 이곳의 샴푸는 좀 더 개운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확실히 한국산 샴푸는 머리가 더 빨리 떡이 지는데 필리핀 샴푸는 그렇지 않다.
벌써 내 모발이 이 석회물에 적응된 건가!
아무튼 그러한 이유로 대부분 생필품은 현지 마트에서 구매한다.
세부 현지 마트에서 꼼꼼하게 장보기
사실 나는 경제력이 완전 제로 수준이다.
금액 비교도 잘하지 않고 그냥 있는 대로 구매하는 편이다. 이 버릇이 원래 한국에서 없었는데 여기 필리핀 세부는 관광지로 이름난 것과 다르게 필리핀 자체에서는 하나의 지방도시다. 그렇다 보니 여러 유통과정이 확실히 수도인 마닐라보다 떨어진다.
온라인 쇼핑을 하게 돼도 대부분 배송의 시작이 마닐라이므로 배송도 거의 일주일~열흘이 걸리는 편이다.
그러다 보니 일단 마트에서 내가 평소 구매하던 제품이 있으면 일단 2-3개씩 사서 쟁여놓는 편이다. 왜냐하면 이 제품이 또 언제 들어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간혹 여행객들이 저번 주, 저번 달에 다른 사람들이 올린 후기를 보고 똑같은 마트에 가서 똑같은 제품을 찾아도 없는 이유가 이런 것이다.
"저번 주에 여기 있다 해서 왔는데 오늘은 왜 없죠?"
"물건이 아직 안 들어왔나 보죠..."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이것뿐이다.
한국처럼 보다 빠른 유통망과 시스템이 갖춰져 있지 않다 보니 더군다나 지방도시에서, 이 물건이 오늘 저녁에 없어도 언제 들어올지 물어도 모르는 대답이 들어오는 건 당연한 것이다.
꼼꼼하게 장보기란 이러한 시스템으로 인해 쉽지 않다.
메트로마트와 세이브모어
필리핀 세부에 여행을 오면 가장 손쉽고 빠르게 만나는 마트다. 나는 어쩌다 보니 세이브모어를 좀 더 자주 이용하는데 일단 주로 내가 접근이 가까운 메트로 마트의 2개 지점은 모두 관광객들이 자주 방문하는 곳이라 관광객들의 기념품들 위주로 점점 상품을 놓고 있어서다.
그에 반해 세이브모어는 우리 집에서 도보로 갈 수 있는 지점도 있고 또 다른 곳은 제품 수도 다양하고 우리 같은 대가족에게 아주 유용하고 편리한 대용량 제품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https://blog.kakaocdn.net/dn/bvrzGo/btsKRfxnzPe/vIpOnhQcNqVO8Um6a4uyNk/img.png)
2명의 아기들도 분유도 박스채로 사고 기저귀도 제일 큰 팩으로 구매해야 한다. 한국의 락스와 같은 존록스도 없으면 안 되는 제품이다.
사진에는 다우니만 있고 리필형이지만 요새는 세제도 그냥 3킬로, 4킬로짜리 대용량으로 사둔다.
처음에 두루마리 휴지를 사용할 때 왜 이렇게 얇지?
생각을 했는데 필리핀의 하수관이 원체 좁고 잘 막히다 보니 휴지가 얇아야 한다. 이것도 이유가 있었다.
그리고 동남아에서 흔히 보았던 화장실 옆에 부착된 호스는 비데로 사용하거나 화장실 청소용으로 쓰긴 한다.
그런데 이 호스도 변기 수조에 물로 사용하므로
전반적으로 수압이 약할 수 있다.
![](https://blog.kakaocdn.net/dn/n0Lzr/btsKRhPkOa5/z4BGyFATy368dI0xIpDw4K/img.png)
저 세제는 원래 쓰던 주방세제가 없으면 대체품으로 산다. 세제냄새도 너무 많이 나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원래 쓰던 제품이 없으면 울며 겨자 먹기로 사는 셈이다. 그래서 나도 어쩔 수 없이 눈에 보이면 쟁여두는 것이 습관이 됐다.
필리핀은 종량제와 분리수거가 없다.
음식물쓰레기도 별도로 버리지 않고 모두 한 봉투에 모아버린다. 그래서 저 검은색 비닐봉지는 늘 구비해야 한다. 오직 유리병만 따로 버리거나 구멍가게에서 되팔면 된다.
마일로는 정말 마트에 가면 널리긴 널렸는데
어린이가 너무 좋아해서 꾸준히 사두다가
단 것을 너무 찾기에 중단했다.
설탕도 소금도 모두 현지 거로 구매한다.
설탕이야, 달면 그만이고 소금도 짜면 되는 것 아닌가.
굳이 한국 거라고 더 좋은 것도 아니고
현지 소금으로 김장 담가도 배추 잘 절여진다.
필리핀 세부의 다우니가 그렇게 인기라던데
간혹 필리핀의 다우니가 한국에 없는 향을 판매해서
많이들 산다고 하는 내용이 좀 의외였던 적이 있다.
왜냐하면 나는 한국에서 다우니를 거의 쓰지 않았고
(다른 브랜드의 섬유유연제를 사용했다)
필리핀에 와서 뭔지 모르겠는 섬유 유연제 브랜드 중에서 제일 익숙한 다우니를 사용했다. 늘 다우니의 가장 기본 향인 파란색으로 된 섬유유연제만 사용을 했다.
일단 잘 알지 못하는 건 사용하지 않는 버릇도 있다.
호기심에 구매하신다는 분들에게 추천드리자면
(뭐, 다 알고 있는 꿀팁일 수도 있지만) 필리핀 세부 마트에도 구멍가게에도 딱 일회용 정도 양이 담긴 듯한 수분화된 포장 팩에 담긴 제품들이 엄청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이 제품들은 샴푸부터 세제, 섬유연제는 물론이고
필리핀 하면 유명한 음료 분말가루인 인 탕'Tang'도 있고 커피도 있다. 캐리어에 넣기 위해서는 이러한 작은 포장팩이 훨씬 편하다. 그리고 생각보다 그 안에 많이 들어 있어서 2번 정도 나눠 쓸 수 있다.
한국은 보통 여행용으로 작은 용기에 담긴 것을 별도로 판매하겠지만 나는 다른 지역으로 여행을 갈 때는 이렇게 필요한 것을 그 지역의 구멍가게에서 사는 편이다.
특히 유명한 탕 'Tang' 음료 가루는 다양한 맛별로 하나씩 구매해서 시원하게 타서 마시면 좋다. 괜히 큰 통으로 샀다가 입에 안 맞거나 질리면 버리기도 애매하니 오히려 이런 소포장 팩이 더 편하다.
이렇게 필리핀의 작은 소포장 팩으로 된 상품이 많은 이유는 대부분 그들의 임금에 비해 큰 용기에 담긴 제품을 구매하기 너무 빠듯한 이유도 있다. 월급은 한 달에 2번으로 나눠서 받으며 주급으로 받는 경우도 있다.
그러므로 큰 용기의 제품은 구매하기 너무 큰 지출이다 보니 구멍가게나 현지 마트에서도 이렇게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작은 포장팩이 늘 구비되어 있는 것이다.
그것이 여행객들에게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더 많은 판매를 이뤄진다는 것은 또 하나의 필리핀만의 매력적인 콘텐츠로 보이는 것 같아 더 많은 제품이 이렇게 나오길 혼자 바라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