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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 로컬 카페와 브런치

라이프인세부 2024. 11. 16. 14:59

필리핀 세부의 로컬 카페와 브런치

필리핀 사람들에게 커피란?

필리핀 세부를 방문하면 대부분 관광객이 이동하는 경로에서는 보통 한국인들이 운영하는 카페나 밀크티가 주류를 이루는 밀크티전문점 그리고 스타벅스 등 프랜차이즈 카페가 대부분이다. 사실 필리핀 사람들은 커피보다 밀크티를 더 좋아하는 편이다.

밀크티만큼 좋아하는 것이 아이스티, 음료문화가 굉장히 발달한 나라임에도 커피에 대해서는 조금 소극적인 편이 크다.
 
필리핀 최대 기업 중 하나인 '졸리비(Jolibee)'에서
한국 커피 '컴포즈(Compose)'를 인수했다고 하는데
필리핀에 매장이 생길지는 모르겠고 혹시나 컴포즈커피가 생겨도 어떤 메뉴가 주를 이룰지 모르겠다.
매장이 생겨도 여기 세부 막탄에 생길지 의문이 크다.
 
사실 밀크티가 주류이긴 하지만 내가 처음 정착했을 때 비해 카페에서 커피를 사서 마시는 사람이 늘었다는 것은 체감한다.

사실 이들에게는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는 것보다
'Kopico'라는 우리나라의 맥심커피와 같은 인스턴트커피를 아침마다 타서 마시는 것이 좀 더 보편적이다.
'굳이 커피를 돈 주고 사서 마셔야 하나?'라는 문화가 지배적이었다. 아마 스타벅스에서도 커피 메뉴보다는 이들이 좋아하는 달달한 초콜릿 음료메뉴나 점점 선호층이 늘어는 말차음료가 대부분이지 않을까 하다.
*일단 스타벅스가 한국 스타벅스보다 맛이 없다ㅠ
 
 

필리핀 세부에도 카페가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사실 예전에는 눈을 씻고 찾기 힘들었다.
아늑한 의자와 모던한 인테리어, 은은한 BGM이 흘러나오는 관광객도 없고 마치 아지트 같은 카페를 찾았다. 가능하면 베이커리도 있고 더 가능하다면 브런치메뉴까지 함께 있는 카페가 있기를 바랐다.
 
그런데 생각보다 나의 집 가까운 곳에서 이러한 느낌의 카페가 여럿 있다는 것을 알고 깜짝 놀랐다.
더군다나, 이곳은 관광객들이 더 가지 않은 곳에 있기에 정말 현지인들 타깃인 카페인 것이다.
 

구글맵으로 발견한 세부 막탄의 브런치카페

우리 집에서 땡볕을 쬐며 땀 뻘뻘 흘리며 걸으면
약 10분 정도 걸리는 거리인데 도로 사정이 나쁘다.
트라이시클(툭툭이는 태국에서 쓰는 단어)을 타고 간다면 3분도 안 걸리는 곳에 있는 곳이다.
 
그날, 어린이와 함께 이곳에 찾았다.
야외 테이블도 있는 잘 꾸며진 정원이 있는 카페다.
물론 실내의 대여섯개의 테이블이 있고 시원하다.
 
보통 투박한 페인트나 10년 이상은 재사용한 듯한
카운터를 쓰는 다른 카페들과 달리 이 곳은 느낌이 달랐다. 원래 조금 더 모던하고 세련된 느낌의 식당이나 카페는 은퇴 후 필리핀 세부로 이주를 온 서양권 사람들이 운영하는 곳이 대부분이었다.
역병시즌이 끝난 후부터 이러한 인테리어를 내세운 필리핀 사람들의 카페가 늘어나고 있다.
아주 반가운 일이다.
 
내부는 넓지 않지만 아주 깔끔하고 잘 정돈되어 있다.
벽면에는 우쿨렐레(Ukulele)라는 작은 기타들이 붙어있다. 하와이에서 시작되어 왜인지 필리핀까지 흘러 들어왔다. 아마 과거 식민지시대의 영향이 클 것이라 생각한다.
 
이러한 기타를 제작하기도 하고 교습도 해주는 곳이
카페 옆에 독채 건물로 함께 있다. 나는 악기에 전혀 취미가 없으므로 클래스는 알아보지 않았다.
 

 
 
이 날, 어린이와 함께 먹은 메뉴다.
Clam Tapas라는 조개수프와 베이비 백립
모든 브랙퍼스트 메뉴가 총 집합한 디쉬다.
이러면 이것 저것 다양하게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나와 어린이 둘이서 먹기에 좀 많지 않냐 할 수 있지만
어린이와 내가 둘 다 먹성이 좋은 편이다.
특히 맛있다면 쉬지 않고 열심히 먹는다.
 
이 날, 우리는 이 카페에서 조개수프와 사랑에 빠졌다.
어린이가 너무 맛있다며 식사를 다 마치고도
남은 수프를 계속 떠먹었다.
파스타면 사리 추가(?)가 가능하다면
그렇게 먹어보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백립도 의외로 살이 아주 부드러워서 좋았고
토스트나 소시지도 모두 브런치로 잘 어울렸다.
 
 

 
 
어린이는 오렌지 주스를 주문하고
나는 스패니쉬 라테를 큰 사이즈로 주문했다.
커피도 정성스럽게 만들어준다. 이런 집, 칭찬해.
 
이러한 카페는 나도 구글맵으로 검색한다.
간단하게 cafe만 검색하면 수 만가지의 카페가 나오는데 사용자들이 올린 카페의 사진을 보고 마음에 든다면
최신 리뷰들을 본다. 사실 리뷰는 너무나 주관적이므로
위생이나 가성비에 대한 아주 신랄한 리뷰만 없다면
어느정도 악평의 리뷰가 있어도 거르는 편이다.
 

세부를 방문하는 여행객들에게 주는 꿀팁

일단 최근 리뷰 기준 날짜가 너무 오래전이 아닌지 확인한다. 역병시즌때 문닫은 상점들이 많은데 구글맵으로 폐업신고를 하지 않은 곳들이 굉장히 많다.
그 다음에 가고 싶은 곳의 이름을 페이스북으로 검색한다.
 
필리핀은 모든 소통과 홍보의 창구가 페이스북으로 이뤄지므로 가장 빠른건 페이스북에서 정확한 확인이 가능하다. 거의 모든 상점들은 오픈 전부터 페이스북 홍보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정보들은 페이스북에서 확인할 수 있다.
 
페이스북에서도 해당 장소가 계속 영업중인 것을 확인하면 그때 이 곳을 방문하기 위해 계획한다.
조금 까탈스러워 보일 수도 있지만 계절없이 365일 더운 나라에서 최대한 손해를 보지 않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햇빛이 뜨거운 낮에 어린이와 함께 방문했다 폐업한 가게라면 그 것을 마주한 어린이의 표정이 어떨지 상상하면 엄마로서 많은 것을 확인하고 가야한다.
 
그래도 그렇게 확인한 카페가 우리 둘을 모두 만족시켜준다. 뜨거운 햇살의 둘 다 이마에 송글송글 맺혀도
곧 만날 시원한 주스와 맛난 브런치가 있는 곳이라면
그렇게 세부 막탄의 어느 한 동네 골목길을 열심히 걸을 수 있다. 그것이 필리핀 세부에 사는 소소한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