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좋아하는 채소로 입안 가득 먹는 채소쌈
채소를 많이 먹기 위해 노력하는 중
필리핀 세부에 살면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생각보다 어렵다. 사실 채소라는 것이 참 버거운 재료다.
많이 사다 두자니 금방 상하고 물러버리기도 하고
또 막상 사다두면 어떻게 요리해야 하나 고민도 한다.
최대한 채소를 많이 먹기 위해 레시피를 연구한다.
나뿐만 아니라 어린이와 두 명의 아기도 채소를 많이
먹으면 좋기 때문이다.
다행히 어린이는 입이 짧지 않고 가리는 것 없이 잘 먹어서 채소로만 반찬을 만들어주어도 배부르게 잘 먹는다. 햄이나 소시지도 특별히 찾지 않는다.
주면 고맙고 없어서 안 주면 그만인 편이다.
감자채볶음이나 양배추 전, 두부조림이나 계란장조림이나 새콤하게 무친 오이 등을 참 좋아한다.
주로 내가 만들어놓은 반찬들이다.
계란말이를 할 때도 당근과 파를 많이 썰어 넣어서 주면 그냥 계란말이를 할 때보다도 더 좋아한다.
굳이 고기를 넣지 않고 감자, 양파, 당근을 잔뜩 넣어서
카레를 해줘도 왜 고기가 없냐고 특별히 투정 부리지 않는다. 어찌 보면 남들이 참 부러워할 식성의 아이다.
그럼에도 이 아이도 치킨 엄청 좋아하고
내가 양념한 돼지갈비나 간장양념목살도 사랑한다.
나 또한, 최근 들어 급격하게 면역력이 떨어져서
더더욱 영양잡힌 식단을 하고 싶지만
다시 한 번 맛 들인 술을 또 끊기란 쉽지 않다.
늘 중간에서 고민을 하는 편이다.
깔끔하고 담백하게 손 많이 안 가는 채소쌈
내가 자주 가는 술집에 '날치알쌈'이라는 메뉴가 있다.
오이, 당근, 양파, 양배추, 양상추, 고추, 맛살을 얇게 채 썰어서 날치알과 함께 다양한 소스와 함께 생김을 준다.
내가 원하는 채소를 김에 얹어서 이 소스, 저 소스에
찍어서 먹는 간편한 안주인데 이게 그렇게 맛있는 것이다. 어쩌다 오삼불고기나 불족발과 함께 주문해서
같이 먹어도 맛있다.
소스는 고추냉이를 푼 간장, 치즈소스, 땅콩소스와 마늘소스 등을 주는데 치즈소스가 진짜 맛있어서 계속 찍어 먹는다.
그러다 이 정도면 나도 집에서 충분히 해 먹겠다 싶어서 그다음부터 열심히 먹고 있다.
채소를 사면 그 절반은 모두 채 썰어서 담아놓고
그때그때 먹고 싶을 때마다 꺼내어서 먹고 있다.
김도 특별히 굽지 않고 김밥김을 4 등분해서 준비한다.
나는 양배추와 당근, 양파 그리고 오이면 충분하다.
와사비가 없어서 초간장에 겨자를 넣었는데
그것대로 굉장히 잘 어울렸다.
이렇게 먹으면 속에 부담도 없고 깔끔해서 의외로
맥주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 하이볼에도 잘 어울릴 듯하다.
생양파를 정말 좋아하는데 생양파도 푸짐히 올려서
먹으면 진짜 맛있다. 어차피 혼자 먹으니 입에서 나는
양파냄새는 신경 쓰지 않는다.
또 이렇게 채소를 미리 썰어두면 아이들 반찬을 하기에도 간편하고 좋다. 예를 들어 계란을 풀어서 양배추와 당근을 넣고 바로 계란부침을 만들어 토스트에 넣으면 어린이가 제일 좋아하는ㅜ아침 식사가 된다.
식초와 올리브오일, 설탕 조금 넣어서 오이와 양파에
다진 마늘과 함께 버무려도 새콤한 오이무침이 된다.
필리핀 세부에 살다 보니 사실은 한국만큼 다양한 채소를 먹는다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보편적으로 한국에서 많이 먹는 고사리, 시래기나물, 취나물, 쑥갓, 미나리, 시금치 등은 정말 구하기도 어렵고 굉장히 찾기 힘들다.
예전에는 한국음식 향수병이 너무 심하게 오기도 해서
한국에서 먹지도 않던 더덕구이가 먹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게 좋아하는 비빔밥도 다양한 채소로 먹기 쉽지 않아 무생채와 양배추, 당근 등 그때그때 있는 채소로 먹는다. 요새는 비빔밥에 들어갈 채소는 대부분 쪄서 먹는 편이다.
다양한 곁들임 요리에 좋은 채소쌈
나는 미역이나 김 등 해조류에 소화가 굉장히 좋다.
특히 소화가 안될 때 푹 끓인 미역국을 먹으면
속이 편해지고 소화가 잘 되는 편인데
최근에 이런 해조류가 소화가 안 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만약 이러한 체질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생김보다는 월남쌈에 먹는 편이 좋다.
어차피 월남쌈에 들어가는 재료와 비슷하다.
만약 월남쌈으로 먹게 되면 점점 스케일이 커질 수 있는데 잘 구운 차돌박이를 함께 곁들여서 먹어도 좋을 듯하다.
얼마 전에 퇴근할 때쯤 갈매기살이 너무 먹고 싶어서
현지 한국마트에 들러서 갈매기살을 한 팩을 사다가
채소쌈과 곁들여 함께 먹기도 했다.
생각해 보니 메밀면을 삶아서 들기름에 살짝 버무린 후에 함께 생김에 사 먹어도 맛있을 듯하다.
야식으로 이렇게 채소쌈을 술안주로 맥주와 함께 먹었는데도 다음날 아침 특별한 붓기도 없고 속도 편해서 좋은 듯하다. 생채소나 날김에 부담감이 없는 사람이라면 추천하는 메뉴다.
여기 필리핀 세부에서도 다양한 소스나 드레싱을 많이 판매하는데 처음에는 빵에 발라먹으려고 산 치즈소스를 나의 채소쌈 술안주에 더 많이 곁들여서 먹고 있다.
둘째 아기 아들이 빵에 치즈를 발라 먹고 싶으면
시터한테 빵을 가리키고 스스로 냉장고를 열어서
치즈소스를 꺼내더니 내 얼굴을 보고 까르르 웃었다.
아직 초록색 채소를 싫어해서 잘 먹지 않는데
언제쯤 오이도 먹고 양배추도 먹을지 궁금하다.
생각보다 오이채를 많이 썰어두었다.
내일 아침에는 마요네즈를 듬뿍 넣은 참치에
오이를 많이 넣어 참치김밥을 말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