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에서 경험하는 일식.
필리핀 세부에 사니까 맛있는 해산물 많이 먹겠어요!
아니요! 절대요~!! 나의 대답은 한결같다.
이 필리핀 세부는 봐도 봐도 질리지 않는 아름다운 바다를 가지고 있으며 그 바다에 뛰어들면 수많은 물고기를 볼 수 있으니 다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리핀에 살고부터 나의 생선 섭취량은 한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졌다. 물론 어종은 많이 있지만 한국의 생선에 익숙해졌다면 크게 손이 가지 않는 어종이 대부분이다. 4년을 넘게 이 필리핀 세부에 거주하며 웬만한 정육과 농작물은 이미 많이 익숙해졌으나 현재까지 물고기는 아직 망설여진다.
결국 내가 계속 도전을 망설인다면 생선의 섭취는
냉동 고등어와 갈치로 대체한다.
그럼에도 한국에서 고기만큼 회를 사랑했던
나는 회가 너무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세부에서 만나는 정갈한 일식
현재까지 내가 이 필리핀 세부에서 가본 일식집 중에 제일 좋아하는 곳, 논끼(Nonki)다.
보통 세부를 방문한 관광객은 제이파크 내에 있는
논끼를 제일 먼저 생각하겠지만 나는 일부러 다리를
건너 논끼 본점으로 방문한다.
주변에서도 본점만한 곳이 없다고 해서.
논끼를 2년전부터 다니기 시작했는데 어느 순간 금액이 눈에 띄게 올랐다. 그러려니 한다. 다 오르는데 가장 고급 재료들만 취급하는 이 곳이 안 오를 수 없으니 말이다.
사시미를 주문하면 저곳에서 나의 회가 정갈하게 떠지기 시작한다.
주문하고 나면 먼저 가볍게 애피타이저가 제공된다.
애피타이저는 항상 똑같지 않고 그날그날 바뀐다.
이 날 내가 만난 애피타이저는 미역초무침인데
상큼하니 입맛을 돋우기 참 좋다.
논끼의 대부분 회는 두툼하게 떠져서 제공된다.
연어는 정말 그 신선함이 월등하다. 심지어 식감도 너무 좋다. 사시미 코스에는 오이를 많이 제공해 주는데
연어와 오이를 함께 간장에 찍어먹어도 맛있다.
맨 오른쪽에 마구로 낫또는 내가 꼭 주문하는 것.
서빙하는 직원에게 대충 이야기하면 아는데 손을 오목하게 모아서 "초밥 라이스"라고 이야기하면 단촛물로 양념한 밥을 준다. *물론 비용내야함.
낫또를 참치와 함께 미친 듯이 잘 섞어서
이 밥과 함께 먹으면 사실 여기서 한 끼 끝이다.
나는 딱 스페셜 사시미와 마구로 낫또, 초밥라이스와 미소 된장국만 있으면 너무 만족스러운 식사를 한다.
물론 산미구엘 생맥주는 딱 2잔으로.
2명이서 함께 한 식사인데
사시미 약 12 pcs
초밥 8 pcs
마구로 낫또
초밥라이스
미소국
튀김 4 pcs
메밀소바까지
일부러 논끼를 가면 푸드파이터처럼 먹는다.
다리를 건너서 세부시티까지 가서 만난 신선한 회를 양껏 즐기고 싶어서 그렇다. 가끔 내 감정이 심하게 불안해지거나 좀처럼 평안을 찾기 어려울 때 신선한 음식이 자꾸 당기는데, 그때 논끼를 찾는다. 나는 회 한 점에서 평안을 찾을 거야.라는 일념으로.
https://maps.app.goo.gl/hryYC6946zfqdWNJ8
세부의 물고기는 언제 도전할 건가요?
사실 필리핀 세부에서 생선 요리를 도전하기란 나에게 아직도 큰 숙제다. 집에는 잘 먹고 커야 하는 어린이 1명과 아기 2명이 있다. 무작정 고기와 채소만 먹일 수도 없다. 생선도 풍부한 영양소가 많다 보니 아이들에게 늘 어떻게 먹일까 고민이 많다. 다행히 집에서 함께 살고 있는 시터들이 물고기를 위주로 먹어서 아이들에게 조금씩 주는 듯 하나, 대부분 물에 빠진 물고기다.
마냥 시터에게 먹여라 할 수 없고 생선구이가
얼마나 맛있는 음식인지 알게 하고 싶기도 하다.
집에서 차를 타고 10분 정도 가면 큰 규모의 재래시장이 있는데 보통 이곳의 수산물들이 신선하고 나쁘지 않다. 물론 어느 정도의 위생과 꾸리꾸리한 냄새만 참을 수 있다면... 내가 언젠가는 새벽 일찍 일어나 그곳에서 생선 한번 살 수 있겠지.. 생각한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생선은 신선도도 떨어지고 금액이 재래시장보다 2배 비싸다)
결국 아이들 잘 먹여야 하는 엄마는 오늘도 부지런해야 한다. 내일도 부지런해야 한다. 맛있는 음식 먹고 나도 힘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