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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세부의 국밥 탐방

라이프인세부 2024. 12. 2. 02:46

해외에서도 해장은 국밥으로 해요

국밥은 소울푸드일까?

 
나의 소울푸드는 떡볶이나 된장찌개가 맞다.
떡볶이야 내가 해 먹든 밖에서 사 먹든 웬만해선 평타 친다 할 정도로 나의 떡볶이 만족 장벽은 상당히 낮은 편이다. (와, 여기 떡볶이는 다시는 못 먹겠다 하는 집이 거의 손에 꼽을 정도다)

된장찌개는 거의 100%에 가까운 만족감을 주는 곳은
고깃집에서 주는 된장찌개가 맞다. 반주와 곁들여 고기를 신나게 먹고 슬슬 밥을 말아서 김치를 쫑쫑 썰어 넣은 후에 밥을 말아 눅진하게 끓인 술밥은 2차로 가기 전에 마무리라 할 수 있다.
 
국밥은 조금 이야기가 다르다. 많은 종류의 국밥이 있고 또 그 국밥이라는 범주 안에서도 선호도가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나에게 소울푸드는 내가 집에서도 편하게 만들어먹을 수 있는 음식이어야 하는데, 이 국밥은 집에서 만들어먹기가 참 애매하다.
대부분 소뼈나 돼지 뼈을 충분히 고아서 만든 음식인 것도 크고 충분한 건더기를 만들기 위해 이만저만 손이 가는 것이 아니다. 내가 집에서 만들어 먹을 수 없기에 더 좋아하는 음식이다.
 
국밥은 내 음식 인생 레퍼토리에서 빠지면 안 되는 음식이다. 한국에서 회사를 다닐 때는 점심에 빠르고 배부르게 먹기 좋고 늦은 밤 술 한 잔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당연히 그 술을 마신 다음날에는 해장국만 한 것이 없고.
 
나의 레퍼토리에서 빠질 수 없는 국밥.
 

필리핀 사람들도 국을 좋아한다. 국밥은 아니다.

흔히 한국에서 "밥심"이라고도 하고 "밥 먹던 힘"이라 하며 밥에 대한 단어가 주는 중요성이 굉장히 크다.
"언제 한 번 밥 먹자."라는 문장은 사람과의 관계에서
굉장히 깊고 넓게 깔려있는 인사 중 하나다. 지금은 다양한 식문화로 인해 밥 즉 쌀의 비중이 줄었지만
옛날 고전 자료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의 식탁에서
밥이란 필수 불가결로 국과 함께 올라가야 했다.
 
밥은 음식이라 하기에도 반찬이라고 할 수 없는
한국인의 주식(主食)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한국인들은 스스로 우리는 세계에서 밥을 절대 빼놓을 수 없는 민족이라 하지만 필리핀이야말로 정말 밥이 없으면 안 되는 민족 중 하나다.
 
가만히 들여다보면 필리핀의 식문화는 한국과 기본 베이스가 아주 다르지 않다. 물론 가짓수 자체에는 차이가 나지만 밥과 반찬 한 두 개를 놓고 함께 먹는다. 국도 꽤 많이 먹어서 국에 대한 종류도 많으며 지역마다의 국도 다르다. 심지어 국수도 주식으로 삼기에 다양한 국수면도 있는 편이다.
 
다만 토지와 기후, 재배하는 작물과 곡물의 영향에 따라 향신료와 조리법에 대해서는 한국과 매우 다르지만
그 기본적인 밥, 반찬, 국 그리고 국수 종류에 대해서는
한국과 또 크게 다르지 않다.
 
대부분 필리핀 사람들은 우리가 예전 조선 후기와 식민지 시절에 보았던 옛 사진들에서의 "고봉밥" "머슴밥"의 형태를 보았다면 지금 그 정도의 밥 양을 필리핀 사람들이 먹는 편이다.

*필리핀의 빈부격차는 완벽한 피라미드 구조이다. 내 기준으로 보건대 70%의 하층민과 20%의 중산층 그리고 10%의 상류층들이 차지한다.
그래서 나는 이 식문화에 대해 대부분의 필리핀 사람들은 가장 수가 많은 하층민들을 두고 하는 말이다. 30%의 식문화는 미국이나 유럽 등지와 비슷할 수 있지만 쌀이 거의 주식인 것은 크게 다르지 않다.
 
필리핀 사람들도 술을 즐겨하고 다음날 해장을 한다.
우리나라의 국밥처럼 국에 밥을 말아서 먹지는 않지만
보통 국물 요리를 찾고는 한다. 그것이 어려우면 라면을 먹는다. 비 오는 날 국물요리가 당긴다 하기도 한다.
 
하지만 다른 점이 있다면 한국 사람들처럼 펄펄 끓여져 나오는 국을 먹지는 않는다.
 
 

필리핀 세부에도 있는 국밥집

필리핀 세부의 막탄섬에도 국밥 전문점도 있고 식당에 국밥도 판매한다. 세부에 사는 교민들도 여행을 온 관광객도 술을 마실테니 아니면 한국에서의 일상대로 "무언가 골라서 먹기 애매할 때 가장 만만한"
국밥을 찾는 것처럼 이 세부 안에서도 국밥은 깊숙이 들어왔다.
 
관광객의 입장은 모르겠고 즐겨가는 식당들이
국밥 메뉴를 1개 이상 두고 있는 건 반가운 일이다.
 
뼈해장국도 있고 순댓국도 있다. 갈비탕도 있고 돼지국밥도 있다. 필리핀 세부에서 해외 생활을 해도 국밥은 늘 내가 고깃집 다음으로 찾는 외식 메뉴가 될 수밖에 없다.
 
한국에서 제일 많이 찾아먹는 것이 순댓국이었는데
아쉽게도 여기 세부에서 순댓국은 조금 아쉬운 부분이 많이 있다. 최근에는 돼지국밥이나 우거지해장국 그리고 내장탕을 찾는 편이다.
 
 

 
코로나 시기에 문을 닫았다가 최근에 다시 오픈한 부산 밀면집 그 밀면집에서 돼지국밥도 팔기에 어린이와 함께 갔다. 밀면 하나, 돼지국밥 하나 시켜서 먹었는데
국물이 깔끔해서 어린이가 밀면과 함께 아주 잘 먹었다.
 
깍두기도 있고 양파와 고추에 쌈장까지 주니
웬만한 한국 국밥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새로 생긴 국밥 전문점
현지 배추를 잘 말려서 쓴 듯 우거지와 콩나물이 있고
맑은 국물이 있는 해장국과 내장이 듬뿍 들어간 내장탕이 있다.
 
어린이가 내 딸이어서 국밥을 엄청 좋아한다.
손꼽는 외식 메뉴가 다섯 가지가 있는데
피자, 마라탕, 카페에서 먹는 브런치, 고기 그리고 국밥이다. 웬만해선 혼자 저 국밥 한 그릇을 혼자 뚝딱한다.
 
저 날도 새로운 국밥집이라고 데리고 갔는데
너무 맛있다며 거의 다 먹고 배가 찢어질 것 같다면서는 또 카페에 가서 셰이크도 마셨다....
 
얼마 전에 우연히 돼지 등뼈를 받아서
핏물을 빼고 삶아서 첫 물을 버린 후에
기름기를 제거하고 맑게 돼지등뼈국을 끓인 적이 있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2명의 아기도 너무 잘 먹어서
정말 조만간 한 솥 끓여서 해 먹을까 생각 중이다.
 
나는 빨간 양념장 풀어서 들깻가루 넣고
한국에서 가져온 시래기 넣어서 뼈해장국해 먹어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