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세부의 영화관 방문하기
필리핀 세부에 살면 영화를 볼 일이 있을까,
생각을 해본 적이 있다.
넷플릭스에서 한국 드라마나 한국 영화를 볼 때도
자막이 있어야 보기 편한데 나같은 영알못이
자막 없이 영화를 어떻게 보지? 생각을 했다.
그래서 이 필리핀 세부에서
'영화관을 가보고 싶다는 마음이 딱히 없었다.
그러다 나에게 들려온 소식!
파묘가 개봉한다는 것이다! 이 필리핀 세부에!!
내가 좋아하는 오컬트 영화에 이도현이 출연한다니!!
이것은 가야 한다는!!
*참고로 이 시기는 2024년 3월 27일입니다.
지인에게 "파묘 보러 가자! 나 너무 보고 싶어~"
하니까 한국에서 이미 보고 왔다는 것 아니겠음?
조르고 졸라 영화티켓과 팝콘을 사준다는 조건으로
함께 갔다.
필리핀의 영화관은 대부분 쇼핑몰 안에 있다.
필리핀에서 쇼핑몰이라 하면 백화점과 다양한 상점들이 모두 한 곳에 모여있는 곳으로 생각하면 된다.
더운 나라의 특성상 이러한 쇼핑몰 산업이 매우 발달해 있는데 필리핀의 가장 대표적인 쇼핑몰 3곳이"SM몰""Ayala몰""가이사노몰"이 3곳이 거의 Top3 라 불릴 만큼 7천개가 넘는 필리핀의 섬 안에서 주요 섬과 도시에 분포되어 있다.
영화도 보고 이곳저곳도 구경하고 쇼핑하고
레스토랑도 많이 있으니 여러모로 한 번의 나들이가 참 즐거운 셈이지만, 슬프게도 이러한 조건과 필리핀의 문화 특성상 "심야영화"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
심야영화의 낭만이 없는 곳이라니.
하지만 웬만한 사람들이 밤 9시, 10시면 불을 끄고
잠이 들다 보니 심야영화가 과연 얼마나 많은 좌석이 팔릴지도 의문이다. 보통 주말 영화관도 그렇게 사람이 많은 편이 아니다.
세부의 SM City몰 영화관에서 파묘 관람
영화 '파묘'를 보러 가는 것은 내가 익숙한 SM City몰로 가기로 결정했다. 거리도 집에서 더 가까우므로 결정한 것이지만 결국 영화를 본 후에 집에서 더 멀리 있는 Ayala 몰까지 갔다.
한참을 오르고 올라가 미로 같은 길을 찾고 돌고 돌아서 찾은 영화관 입구. 온라인 예매를 할 필요 없이 바로 영화티켓을 구매했다.
영화관은 기대에 비해 깔끔하고 어수선하지 않다.
사람이 많이 없어서 그럴 수도 있지만.
대부분 한국에서 흥행했다는 "파묘"를 보기 위해 온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영화관 내부 크지 않다. 영화관 개수도 많지 않다.
고급좌석 영화관을 포함해서 총 4개의 관이 있었던 듯하다. 하지만 스크린의 화질이나 음향은 웬만한 한국 수준만큼 좋았다. 귀신이나 오컬트 장면이 나올 때
꺅꺅거리던 필리핀 여자들의 괴성까지 완벽한 3박자였다.
한국드라마나 영화도 자막 없으면 대체 뭔 소리인가? 할 때가 있는데 그래도 불편함 없이 잘 보았다.
다만 갑자기 일본어가 나오고 그 일본어의 자막이 영어로 깔려서 당황했다ㅋㅋ
"어어? 영어? > 해석해야 함 > 당황"
나의 뇌는 모두 준비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해석하라는 킥이 날아오는 기분이었다.
다행히 이미 한국에서 파묘를 한번 보고 온 지인이
일본 귀신이 뭐라고 한 건지 해석을 해줘서
영화 끝난 후에 모든 엔딩을 이해하게 됐다.
이날 후로 어린이와 함께 볼 만한 영화가 없는지
심심할 때마다 영화관 웹사이트에서 개봉작 구경하는 취미가 생겼다. 물론 아직까지 가본 적은 없다.